"집은 주인을 닮고...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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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집은 주인을 닮고...."

5 독락[獨樂] 3 3,575
"집은 주인을 닮는다...."

지금처럼 집의 재산증식의 대상이거나... 단순한 거주의 의미를 훨씬 넘어섰던 옛 사람들에게 집은 곧 그의 "삶" 이었습니다.

옛 어른들은 스스로 터를 잡고, 향을 정하여, 안대[시각적 구심점.. 높은 산의 봉우리, 혹은 절대적인 방위 등....]를 삼는 일까지 직접 관여하곤 하였습니다.

때문에 그 집을 둘러 보면 그 집에 살았던 주인공의 삶과 사상을 조금이나마 옅볼수 있음입니다.
지리산의 동쪽 자락인 함양,산청을 다녀왔습니다.

물과 정자가 좋기로 워낙 이름난 곳이기도 하거니와 동방오현의 한분으로 이 나라 성리학의 기틀을 닦았던 조선조의 대 학자 "일두 정여창" 선생의 집을 찾아 가기위함이었습니다.

일두선생은 조광조/김굉필/이언적/이황 과 함께 이나라의 가장 큰 대 학자 다섯분의 한분으로 세인들과 유림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던 인물이고, 그 고매한 인격과 곧은 심지로 인해 가히 조선조 최고의 학자라 할수 있는 분 입니다.

그러한 성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집이 바로 행정구역상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에 있습니다.

하회마을 북촌댁을 연상시키는 구불구불 마을길로 들어서면 규모보다는 그 만듬새에 품격이 배어 있는 솟을대문을 마주하게 됩니다.

솟을 대문을 살짜기 열고 들어서면 우측으로 살짝 비켜난 곳에 적당한 높이의 기단을 두고 그 위에 보는이를 압도하는 대형 편액과 단아하지만 힘차게 휘어 올라간 사랑채를 대하게 됩니다.

서애 유성룡의 집이 권위로 보는이를 압도한다면, 이 일두고택의 사랑채는 살짝 비켜서 측면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움과 함께 역동적인 힘을 느끼게 합니다.

담장 사이로 난 사잇문을 통하면 안채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 진입역시 매개공간을 두어 느낌의 전환을 이루게 해 줍니다.

그렇게 비켜 들어선 안채는 바깥 사랑채와 달리 높이가 낮고 평활하여 더할나위 없는 안정감을 부여 합니다.

집 어느곳 한군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단단하게 짜여진 모습이 보는이로 하여금 주인의 올곧은 성품을 떠오르게 합니다.

집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...

아주 먼 훗날... 과연 난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될 작은 공간 하나 만들어 놓을수 있을런지 한없는 부끄러움에 대문을 나섭니다.

獨樂..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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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v.5 5 독락[獨樂]  실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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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락[獨樂] http://www.cyworld.com/dokrak

Comments

24 ★쑤바™★
나도..쑤바스러운 집을 꾸며야겠군,ㅋ 
5 당근현주
^^ 정말.. 많은것을 배우고 느끼구 간다는... 감사합니다!! 
8 이지은
늘 많은걸 가르쳐주시네요. 또 좋은 사진 좋은글 보고 갑니다.
멋지세요.^^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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