춘하추동 2-3

춘하추동 2-3

석두 4 3,669
며칠간 잡몽에 시달렸다.
내 지난 인생 다시 더듬어 보느라고 옛 상처들이 한꺼번에 찾아들었다.
그래도 정리는 하자. 격정이란 단어와 또 그 비슷한 단어는 뭘까? 풋사랑도 아니고
하여튼 이 글 끝쯤 가면 격정과 어리석음의 답이 나오겠지.

첫키스는 달콤하지 않았다. 나는 여전히 인자라는 존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. 서둘러 내려와서 들린 음악실에 인자는 그 자리 그대로 엎들여 있는데 왈칵 솟아나는 냄새는 막걸리와 빈대떡의 그 지독한 구토냄새.

그 음악실의 주인 막내아들이 내 친구라고 얘기했는가 모르겠다. 부모와 자식 3형제가 꾸려나가는 곳인데 둘째 아들이 눈짓을 한다. 고우 아웃, 아니면 테이크아웃. 그래서 인자 옆에 부측하러 갔더니
너거 내 놔 두고 가 버린줄 알았다. 누구야! 늬 내마음 알재? 나도 니 마음 안다.

10분전에 누구를 받아들였는데, 이게 뭐꼬!

취한 둘을 데리고 중앙동 밤길을 걷는데, 지금이나 그때나 있는 중부산소방서 마즌편에
음악실에 나와서 우ㅉㅏ든지 한껀 올려 하루를 사는 집 나온 녀석들의 아지트가 있었다. 이 집 나온 놈씨들 중 한놈씨의 형이 점포를 빌려놓고 아직 개업 못한 곳인데 점포 안쪽에 방 한칸 있고, 유일한 침구는 군용담요 딱 한장이다. 내가 알바 쫒좆겨나와 한두어번 잔 곳이다.
거기서 나는 두 소녀를 배웅 끝, 해버린다. 무책임하게 술 취한 소녀를 타박해 버렷다.

부산역 앞 간선도로에서 100미터 안쪽으로 시장에 인자의 집이 있고, 거기서 약 300미터 덜어진 곳에 내 엄마가 살고 있는 단칸셋방이 있고, 또 거기서 700미터 거리에 수자네 집이 있다.

차례로 바래다 주기에는 나는 그날 잘못을 너무 저질렀다.
그래서 그날의 핑계, 삼국지 적벽대전 편
 "왜 주유를 내려놓고 공명을 보냈느냐"

그리고 석두는 그 자리 가만히 앉아았는데, 설레바레 칠 품성이 원래 안되는데
석두거사 여성 수난사의 시작이고 인생이 꼬입니다.
아니 정곡으로 가는데 석두는 모릅니다.
아무도 모릅니다.

다음날 오후에 인자가 왔다만 음악실에서 출입을 시키지 않는다. 그래서 둘이 바같으로 나왔지만 가 ㄹ곳이 없다. 내 주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비워있다. 그래서 더 갈데가 없는데다 어제 마신 술에 아직도 덜 갠 인자랑 술 마실 수도 없다. 그래서 생각난게 어제밤에 내가 두소녀를 타박놓고 들어간 아지트이다. 그 시간이면 모두 음악실이나 아니면 광복동, 남포동, 대창동 돌아다니며 오늘의 깔치사냥에 다들 정신 없을 때이다. 그즈음 건달비슷하게 살던 풍습이다.
그래서 그 아지트는 너무 조용하다. 10월달 구들은 싸늘해서 한장 군용담요 바닥에 갈고 둘이 앉아 애기하기에는 사실 별로 할 얘기 없다. 국민학교 3학년때 며칠간 짝지 해 본거, 나 굶어 학교 못 나온다고 도시락 두개 사 온거, 그리고 수업료 못내서 고교3년간 미술실로 쫒겨 나간 이야기. 다 한 이야기이고, 그럼 앞으로의 찬란한 미래는 그녀에게도 내게도 없나보다.
그녀가 나 보고 눕잔다. 그래 나란히 누워서 하늘처럼 떠올린 그녀를 안아달래서 안았는데
"늬! 내 늬한테 날 주고 싶는데 , 근데 내 땜에  늬  불행해진다. "
이광수 소설, 정비석 소설에 많이 나오던 대사가 인자 입에서 나왔다.
나도 그 대사 읊는 중이였잖아. 마음으로만.
엇박자가 나는거다.
어린 나이에 여자를 알면 얼마나 알 것이고 그 여자가 내 편이라고 얼마나 오래 간수 할 것인가.
당장 내일을 모르는 데 불장난 아니한것만해도 다행이다.
시대 착오적 발표하자면, 요즘 영화보면 고교생들이 예사로 그러더라만.
시대 선도적 발표하자면 내 주위에는 중학생일때부터 식모랑 어쩌구 저쩌구.
허긴 춘향이도 락랑18세면 이구십팔이고 16세면 이팔청춘이고.

청춘1세대의 혼란은 지금도 정리 안된다.
그 무렵 엘비스 프레스리의 크라잉 인더 체펄이 딱 맘에 들어왔다. 

Comments

★쑤바™★
어허이....
간밤에...수자와 첫키스를...
담날엔 인자를...살포시...껴..안...emoticon_012
점점 흥미진진 해지네요.ㅋㅋ 
명랑!
불장난 하면 밤에 오줌싸는데....emoticon_011 
mamelda
흠.... 혼란이... 
움움~♡
http://www.oomoom.com/tomac0701/elvis_presley-crying_in_the_chapel-rns.mp3
emoticon_108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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