울 회사가 있는 건물은 25층짜리 빌딩이다

울 회사는 11층에 있다

빌딩 엘리베이터안엔 조그만 액자가 걸려있고 그 속엔

매일 다른내용으로 격언이나 명언같은 글귀가 쓰여진

뚜꺼운 종이가 끼워져 있다 

< 초혼은 의무, 재혼은 바보, 세 번째 결혼하는 자는 미치광이다. - 화란 속담 >

<남자가 술을 마시면 집이 절반 불탄다. 여자가 마시면 온 집이 불타 버린다. - 노서아 속담>

<이웃집 개를 두들겨 패고 싶을 때는 동시에 그 개의 주인 얼굴도 머리에 떠올리자. - 미얀마의 속담>

뭐...대충 이따위식의 글들이다 -_-;;

한달전 어느날...
외근 나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고 올라 가면서(사람이 많은 빌딩이라
평일 낮시간대는 거의 2~3명정도는 같이 타고 올라 가는데 간혹 혼자 타고
올라 갈때도 있다.... 그날처럼...)

엘리베이터에 혼자 있으면 정말 보고싶지 않지만 내 의지완 상관없이 나의시선은
언제나 그 액자를 향하게 된다 ;;
 그날 적힌 글귀는 <아내가 없으면 남자는 지붕이 없는 집이다. - 영국 속담>이었다 -_-;;
괜히 짜증이 났다...그날따라 유독...
그래서 난 그 종이를 빼내어 뒤집어 끼워 넣어 놓고 내려버렸다

이상하게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....
난 회사에 출근하여 한가지 스릴있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있다
바로 엘리베이터에 종이 뒤집어 끼워놓기...-_-;;
하루중 가끔식 밖을 나갈때면 일부러 사람이 없을때를 기다렸다가
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... 문제의 그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
뒤집어 끼워놓는...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ㅡㅡ;
이제는 중독이 되어 하루도 종이를 뒤집어 놓지 않으면 일이 손에 안잡힌다 ㅡㅡ;;

오늘도...어김없이 외근나가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가면서 종이를 뒤집어
놓고 1층에 내려 로비를 가로질러 안내데스크를 지나가던 나는...
경비아저씨 두분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뒤로 넘어갈뻔 하였다 -_-;;

경비아저씨1 : 아~~정말 어떤 미친놈인지 잡히기만 해봐라 손모가지를 그냥 콱...ㅡ..ㅡ^
경비아저씨2 : 그러게 어떤 놈인지 미친놈이 분명해 ...아 가만있는 그걸 왜 뒤집어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놓고 지랄이냐구 지랄이 나참;;
경비아저씨1 : 엘리베이터안에 CCTV를 달아놔야 되나? 이거 정말 미친놈 하나땜시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엉뚱한데 관리비 지출되겠네 ㅡㅡ;
경비아저씨2 : 그러게... 그렇다구 본드를 발라서 붙여놓을 수도 없구 .....ㅡ..ㅡ

이렇게 나를 원망하는 두분의 대화를 듣게 된 것이었다
가만히 생각 해 보니 내가 정말 미친놈인가...
왜 그런 짓을 했지 하는 후회스러움과 창피함과
경비아저씨들께 죄송한 맘이 한꺼번에 밀려왔다

이글을 빌어 자수를 합니다 ;;
경비아저씨 죄송해요... 이제 안그럴께요 ㅡ.ㅡ;; 카메라 달지 마세요 -__-;;

나이는 한살 더 먹었지만 하는 짓은 더욱 철이 없어지는 별마루의 일상이었습니다
으하하~

그럼 토맥횐님들 즐~퇴근 하십시오

ps. 약방에 감초...음악이 빠졌네요 ㅋㅋ 데파페페의 Ciao Bravo입니다^^